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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암사
전의면 산자락에 석불과 오래된 절집 이야기가 남은 세종의 바깥 결.

비암사는 세종을 행정도시 하나로만 보지 못하게 만드는 오래된 산자락이다. 내가 전의면 쪽으로 들어서면 넓은 도로와 새 건물의 감각은 멀어지고, 절집으로 올라가는 길의 속도가 먼저 느려진다. 세종 안에도 신도시의 시간과 전혀 다른 불교 유산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여기서 선명해진다. 중심권의 공원들이 계획된 여백이라면, 비암사는 오래 버텨온 산골의 여백이다.
경내에 들어서면 비암사의 힘은 크기보다 거리감에서 나온다. 산골 마을 끝의 절, 석탑과 석불 이야기, 조용한 마당이 한데 모여 세종의 바깥 결을 만든다. 도심의 호수와 수목원이 계획된 여백을 보여준다면, 비암사는 행정수도 이전부터 이어져 온 지역의 뿌리를 보여준다. 사람 많은 중심부를 지나온 뒤라면 이 조용한 마당의 온도 차가 더 크게 느껴진다.
내가 세종 여행에서 한 번쯤 방향을 틀고 싶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암사에 들어서면 세종은 새로 만든 도시가 아니라 여러 시대가 함께 놓인 지역으로 보인다. 이동은 조금 더 필요해도, 그 거리 덕분에 세종의 얼굴이 훨씬 넓어진다. 신도시의 첫인상만 남기고 싶지 않은 여행자에게 이 절은 좋은 균형추가 된다. 전의면으로 나가는 길 자체가 세종의 바깥 풍경을 차분히 보여준다. 그 길 끝의 고요함이 오래 남는다.
01 / SPOTS
관광 명소
도시의 공간을 번호 순으로 따라가며 발견하는 동선.